갤러리LVS(신사동)에서 이자운 개인전 『___ thin section』이 열린다.
전시명 ‘thin section’은 지질학자가 대상을 깊이 연구하기 위해 가장 작은 조각인 박편을 탐구하는 것처럼, 여러 지층으로 쌓인 삶의 연대에서 인식되는 작은 조각을 관찰하는 작업의 결과치이다.
예술 거장들의 특별하고 솔직하게 표현한 작품에 깊이 공감한 작가는 인지하고 사유하는 예술 철학에 몰입해 왔다.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그리드(grid)’는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작가가 활동하는 뉴욕, 런던 등의 대도시를 이루는 거대한 지도이자 몇 세기를 거쳐 움직이지 않는 공간과 그 위에 쌓고 철거되는 건축물들이 쌓은 시간을 통합적 개념을 말한다.
‘thin section’은 다양한 재료에 의한 시리즈를 이룬다. 동판에 다양한 형태의 블록을 조각하고 여러 수채물감 색으로 찍은 모눈종이 위에 실크를 덧댄 순지를 올려 블록 모양을 겹치듯 콜라주한다. 어떤 블록은 빈 벽으로, 어떤 블록들은 실크 자수를 꿰매어 물성을 가진 저마다의 실로 존재한다. 세포만큼 작은 물질을 면밀히 관찰하듯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의 미세한 인식의 간극이 조형언어를 부둥켜안는다.
경직과 유연을 넘나드는 작은 파편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도시 공간과 성질의 분자들이 도시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한다.
이자운 작가는 서울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던 중 뉴욕 알프레드 대학교 철학과에 진학하여 우등으로 졸업하였다. 현재까지도 뉴욕에 거주하며 뉴욕, 런던, 서울을 오가며 다양한 전시 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는 Gallery LVS에서 2024.10.31(목)까지 열린다.
[저작권자ⓒ 우드플래닛.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출처 : 육상수 칼럼니스트, 우드플래닛, https://woodplanet.co.kr/news/view/1065595426481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