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연 작, born色, 20000mmx300mm 모시 세필, 모시실, 직조, 2023년. [사진 갤러리LVS]
8월 11일까지 섬유예술가 김보연의 개인전 ‘저(苧)마다의, Hansan 226 days’가 열린다. 제목의 ‘저(苧)’는 한자의 모시 ‘저’이자, 한글 일인칭 대명사 ‘저’를 가리킨다.
전시명에 포함된 숫자 226은 작가가 지난해 11월 1일부터 올해 7월 1일까지 226일 동안 한산에서 직접 손으로 모시를 짰음을 상징한다. 전시장에서 작가가 20미터가 넘는 여러 필의 모시 직물을 직조하면서 226일간 기록한 사진과 영상을 함께 볼 수 있다.
모시는 쐐기풀의 일종으로, 줄기의 겉껍질을 잘게 쪼개고 이어 실을 만든다. 한·중·일 3국이 모두 전통을 잘 보존하고 있으며 한국은 ‘모시’, 일본은 ‘조후(上布)’, 중국은 ‘시아뿌(夏布)’라고 부른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째기(물에 적셨다가 햇빛에 말린 태모시를 치아에 걸어 가늘게 가르기)’와 ‘삼기(다 짼 모시 올을 비벼서 이어 실 만들기)’ 등 방적기술이 뛰어나다. 특히 ‘한산모시짜기’는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김 작가는 “이름 모를 분들이 이로 쪼개고 무릎에 삼아 끝없이 이은 실을 씨실과 날실로 놓고 짜나가다 보면 그 안에서 보이지 않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언뜻 떠오른다”며 “오래된 전통 문화 기술이 현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관객과 함께 고민하고 싶다”고 했다.
기간 8월 11일까지 장소 갤러리LVS
출처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82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