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영국 도자기 100년의 길 (A Path through a Century of British Ceramics)

버나드 리치 Bernard Leach, 루시 리 Lucie Rie, 데이빗 리치 David Leach, 한스 코퍼 Hans Coper, 존 워드 John Ward, 마이클 카듀 M

2025-11-05 ~ 2025-12-05

APMA CABINET
전시 기간: 2025.11.5.(수)-12.05(금)
전 시 명: 영국 도자기 100년의 길 (A Path through a Century of British Ceramics)
전시 작가:  버나드 리치 Bernard Leach, 루시 리 Lucie Rie, 데이빗 리치 David Leach, 한스 코퍼 Hans Coper, 존 워드 John Ward, 마이클 카듀 Michael Cardew, 캐서린 플리델 부베리 Katherine Pleydell-Bouverie, 니콜라스 호모키 Nicholas Homoky, 마이클 카슨 Michael Casson
주관 및 기획 : 갤러리LVS
장 소: APMA CABINET (아모레퍼시픽 본사 1F)
Opening Hour 9:00 – 18:00 (Mon-Fri) 10:00-17:00 (Sat)
전시문의 : T. 02-3443-7475 E. info@gallerylvs.org
보도자료 : www.webhard.co.kr ID: espacesol PW: guest
내려받기용 “영국도자100년” 폴더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갤러리LVS에서 제니퍼 리 개인전과 동시에 ‘영국 도자기 100년의 길’ 을 함께 개최하여 영국 도자의 한 세기의 흐름을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 APMA 캐비닛에서 선보인다. 특히 1900년대 영국 현대 도자계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버나드 리치, 루시 리, 한스 코퍼를 중심으로현 시점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평가되는 제니퍼 리의 신작까지 한 공간 안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하여 영국 도자 역사의 과거와 현재를 느껴볼 수 있는 전시를 개최하고자 한다. 9명의 영국 도예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며, 그들이 어떻게 교류하며 발전해왔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20세기 영국 도자 역사에서 가장 중점적인 작가로 언급되는 버나드 리치(Bernard Leach, 1887-1979)는 유년기 일부를 일본에서 보낸 뒤 영국에서 미술 교육을 받았으며 22살 때 다시 일본으로 가서 본격적으로 도예를 공부했다. 1918년 일본에서 평생을 존중하는 친구이자 동료인 도예가 하마다 쇼지(Hamada Shoji, 1894-1978)를 만났고 1920년 함께 영국으로 건너가 ‘리치 포터리(Leach Pottery)’를 설립했다. 리치 포터리는 영국과 일본의 기술의 결합체로 당시 일본 가마의 한 종류인 노보리 가마를 쓰면서 서양의 첫 일본가마 도입과 더불어 동양과 서양의 미학의 교류를 이끌었다. 이는 버나드 리치가 일본 민속 공예 운동의 창시자인 야나기 무네요시와 가까운 사이였고, 동서양의 융합을 추구하는 그의 철학을 이어가고자 했음으로도 볼 수 있다. 버나드 리치는 장인 정신을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했으며 기존에 산업 기반의 도자 생산이 중심이었던 영국에서 손으로 빚어 만드는 도자의 가치를 강조했고, 도자의 예술성과 공예적 가치를 재조명하여 도자가 예술로 인정받는 것에 기여를 했다. 리치 포터리는 영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도예가들에게 큰 영향을 준 현대 도예 스튜디오이자 마이클 카듀(Michael Cardew), 캐서린 플리델 부베리 (Katherine Pleydell-Bouverie) 등의 제자를 배출했다. 특히 마이클 카듀는 버나드 리치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그의 철학을 계승하는 작가 중 한명이다. 1923년부터 3년간 리치 포터리에서 동서양 융합, 그리고 일본식 도자 기법을 익혔으며 이 후 1942년 가나로 파견되어 아프리카의 민속적인 미학을 받아들여 영국, 일본, 아프리카 도예의 특성을 모두 가지는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리치 포터리는 아내이자 하마다 쇼지를 사사한 도예가 자넷 리치(Janet Leach, 1918-1997)가 버나드 리치 사후에도 계속 경영을 해왔으며, 리치의 장남 데이빗 리치(David Leach, 1911-2005)도 이 스튜디오의 경영을 이끌며 젊은 도예가들을 양성하는데 힘썼다. 그는 리치 포터리의 목탄용 가마를 오일 난방 가마로 전환하는 방식을 도입했고, 아버지 버나드 리치의 동서양이 융합된 전통적인 도예를 계승하되 보다 기능성에 초점을 둔 대량 생산이 가능한 작업도 연구하여 기술 혁신과 생산 방식의 발전을 이끌었다.
 
버나드 리치만큼 중요한 두 작가 루시 리(Lucie Rie, 1902-1995) 와 한스 코퍼 (Hans Coper, 1920-1981) 도 1940년-60년대 런던을 중심으로 영국 현대 도예의 새로운 미학의 길을 열어준 작가로 거론된다. 버나드 리치와 루시 리는 1940년대에 처음 교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당시 버나드 리치는 거장이었고 루시 리는 나치 박해를 피해 오스트리아에서 영국으로 망명하여 런던에 작업실을 차린 신예였다. 그녀는 기물이 가지는 본연의 형태와 기능성을 보여주되 단순하게 절제된 디자인에 정교한 유약 처리와 미세한 표면 질감의 변화를 보여주어 얇고 세련된 도자를 만들어왔다. 이는 버나드 리치의 전통적인 동서양의 융합을 보여주는 민속적인 디자인과는 반대로 유럽의 모더니즘을 추구하는 단순함의 미학을 선보였다. 버나드 리치가 1935년 한국에서 백자 대호(Moon Jar)를 구매했고, 세계 2차 대전 당시 이를 루시 리가 받아 평생을 보관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녀가 죽고 유산으로 남긴 이 백자 대호를 다시 버나드 리치의 아내인 자넷 리치가 받았으며 1999년에 영국 박물관이 이 것을 매입하여 소장하였다.  
 
루시 리가 평생 영향을 주고받은 제자이자 동료인 한스 코퍼 또한 그녀와 동일한 연유로 독일에서 영국으로 망명하여 루시 리 작업실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한스 코퍼는 루시 리 스튜디오에서 조수로 일하며 도예를 처음 접했으나 뛰어난 형태감과 건축적 공간감의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루시 리의 우수한 도예 기술과 한스 코퍼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결합된 협업 작품들도 많으며 이 작업들은 최근까지도 경매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981년 한스 코퍼가 지병으로 사망한 사건이 루시 리의 인생을 뒤흔들 만큼 둘은 예술적으로 깊게 교류해왔다. 한스 코퍼의 도자기에 관해 버나드 리치는 ‘조각에 가까운 도예’ 라는 말을 언급한 적이 있을 정도로, 그는 고유한 조형성을 추구하여 여러 부분의 조각을 결합한 것과 같은 형태인 오브제 성격의 도자 ‘Spade’ (삽), ‘Arrow’(화살), ‘Bud’(싹) 과 같은 시리즈를 전개했다. 그는 전통적인 그릇(vessel) 형태를 탈피한 모더니즘 도예를 전개하여 도자가 조각의 범주로 들어가는 기반을 만들었으며, 살아 있는 도예가 중에서는 최초로 V&A에서 개인전을 한 이례적인 인물로 기록되었다.
 
루시 리와 한스 코퍼의 제자 중 가장 최근까지 생존했던 작가 존 워드(John Ward, 1938-2023)의 작품은 둘의 작업 방식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이것을 독자적인 형태를 통해 새로운 조형성을 보여주었다. 루시 리의 섬세하고 정교한 유약 질감과 미니멀리즘을 계승했고, 한스 코퍼의 조각적이고 추상적인 형태로부터 영향을 받았으며 기능성과 조형예술성을 자유롭게 보여주는 독립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존 워드는 그들과 다르게 물레 성형이 아닌 점토를 손으로 쌓아가며 형태를 잡는 핸드 빌트 방식을 선택했는데, 이 것은 흙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되 그가 거주하며 작업했던 웨일스의 광활한 자연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가감 없이 표현하기 위한 방식으로도 여겨진다. 물결 치는 바다와 산, 절벽의 지층 등 고대부터 이어져 온 흔적들을 초록빛의 유약, 줄무늬, 까맣게 그을린 듯한 색과 질감으로 표현했다.
 
190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영국 도예가들은 런던을 중심으로 교류하며 각자의 예술적 실험과 변화를 거듭해왔다. 이번 전시 ‘영국 도자기 100년의 길’은 한 세기를 넘어 전 세계 예술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친 영국 도예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그들이 구축한 유기적 관계와 예술적 흐름을 조명하고자 한다. 본 전시는 오는 12월 5일까지 APMA 캐비닛에서 개최된다.
 
갤러리LVS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