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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선 Emotional Line

박민숙 Park Min Sook

2024-11-05 ~ 2024-11-16

Gallery LVS
■  전시개요
전시 기간: 2024.11.5(화) – 11.16(토)
전 시 명: 감정선 Emotional Line
전시작가: 박민숙 Park Min Sook
장 소: Gallery LVS  (갤러리 엘비스)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27길 33 (신사동, 쟈스미빌딩 B1F)
Opening Hour 9:00 – 18:00 (Mon-Fri) 10:00-17:00 (Sat)
후 원 :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KCDF
전시문의 : T. 02-3443-7475  E. info@gallerylvs.org
보도자료 : www.webhard.co.kr ID: espacesol  PW: gu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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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LVS에서 박민숙 작가의 상감 도자 전시를 신사동 갤러리LVS 본관과 신용산 LVS CRAFT 두 전시 공간에서 개최한다. 전시명은 ‘감정선’ 으로, 수 만 번의 선을 긋는 작업 방식으로부터 느껴지는 다양한 감정들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작품 세계를 채워나감을 의미한다. 본 전시에는 35점의 상감도자와 100개의 서로 다른 선을 그린 실린더 컵을 선보인다.
 
박민숙이 전개하는 상감 도자는 물레 성형 뒤 초벌을 마친 도자에 가는 선과 패턴을 음각하고 흑색 안료를 입힌 후 다시 깎아내는 기법으로 만들어진다. 상감은 10세기부터 사용되어 역사가 깊지만 음각을 기반으로 패턴을 만들기 때문에 다른 기법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섬세한 기술 중 하나이다. 박민숙은 이를 ‘비움과 채움의 순환’ 으로 말한다. 비워져 있어야 채울 수 있고, 채우고 나면 또 비워냄을 매일 반복하며 수행자의 마음으로 매 초 파생되는 감정들을 가다듬어 내려놓는 과정까지가 작업이다.
 
박민숙의 작품 세계는 가장 간단한 선과 색으로 태곳적이고 원초적 요소들에 집중한다. 작품을 이루는 색은 오로지 흑과 백이다. 흑은 수많은 감정이 퇴적된 공간의 빛을 상징하고 이 것은 동양의 먹과 같이 어두운 하늘처럼 여러 가지 빛을 품은 흑색(黑色)을 의미한다. 흑색으로 가득 찬 실린더일지라도 빛을 비추면 은하수처럼 작은 점들이 반짝반짝 빛을 내며 군집을 이룬다. 칠흑 같은 검정 대신, 불탄 숯과 같은 오색(烏色)으로 무량무변을 표현한다.

직접 안료를 개어 만드는 이 색은 작가로서 아이덴티티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요소이자 단순한 구성을 통해 깊은 감정을 전달하고자 직접 제작하고 있다. 흑과 백은 모노크롬처럼 서로가 무한의 영역이 되어 대조적이지만 함께 융합되어 이치를 그린다. 시작과 끝까지 이어지는 선들을 담기도 하고, 점과 선으로 형성한 면을 하나의 덩어리로 보여주기도 한다. 10cm 남짓한 작은 도자 안에도 몇 미터가 되는 선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흑과 백, 점과 선만으로도 장식성이 물리적인 재료의 존재를 넘어 생명력 있게 확장된다. 백자 위에 그어지는 작은 선들은 존재로서 소통을 가리킨다. 어떤 선은 흑색이고 어떤 선은 회색이며 뭉쳐지고 떨어지는 선들의 집합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마찰로부터 저항하고자 외치는 울림과도 같은 표현방식이다.
 
이번 전시는 신사동 갤러리LVS 본관과 신용산 LVS CRAFT 두 공간에서 함께 진행한다. 갤러리 LVS 본관에서는 독백처럼 고요한 화이트 큐브에서 바라보는 실린더 연작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명상과 관조의 느낌을 주게하고, 신용산 LVS CRAFT 에서는 생활자기로서 일상에 경쾌함을 줄 수 있는 캐주얼한 느낌으로 전시하고 있다. 박민숙 개인전 ‘감정선’은 11월 16일 토요일까지 관람객들과 만난다.
 
갤러리LVS 이유진

Artist Note 

하얀 흙을 종이 삼아 선을 새긴다. 표면에 선을 그리는 대신 흙을 파내고 그 안에 다른 색의 흙을 넣는 전통 상감 기법을 응용하는 작업 과정은 내가 담고자 하는 작품의 가치 형성에 기반한다. ‘선’은 하나의 획 만으로도 무형의 가치를 품을 수 있는 무한한 요소로, 얇은 선을 반복해서 음각하고 얕은 속을 채워 또렷이 드러나게 하는 것은 길고 고된 인내의 시간과 나의 정신적, 육체적 힘을 서서히 담아간다. 또한 흙을 계속해서 비우고 채우는, 또 채워져 있어야 비울 수 있다는 순환의 과정을 매번 마주하며 인내하는 마음은 작업하는 삶에 있어 큰 동기이자 원동력이 되어 나를 반영하는 동시에 나를 대변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하고 있다. 가끔은 너무 직설적으로 보이는 그 흔적이 부끄러울 때도 있으나 나의 힘과 마음을 담은, 그리고 솔직한 표현을 담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하나 둘 이야기가 생기고 그렇게 가치를 만들어간다.

단순한 선의 구성으로 손 끝의 힘과 마음의 결을 따라 드러나는 장식을 통해 새로운 조형적 미감을 제시한다. 수천, 수만번의 선이 밀집되어 구성되면 그 깊이와 길이에 따라 음영과 같이 의도하지 않은 우연적 효과가 나타나게 되고, 같은 선의 구성이라 할지라도 정형된 기물의 형태에 따라 시각적으로 전혀 다르게 표현되어 보이기도 한다. 작업의 주된 색상인 흑색(黑色)은 매일을 보내며 지나치는 어느 순간 느낄 수 있는 찰나의 감정이 모두 섞인 색으로, 나는 감정이 소실된 무감정의 상태 또한 이에 포함하고 있다. 진실된 마음의 색으로 여기는 검은색의 흙을 선 속에 새기며 나는 매번 나의 감정들과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