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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른스트 갬펄 Ernst Gamperl

STAT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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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른스트 갬펄 작업에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는 나무가 지녀온 세월과 제작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작가만의 작업방식을 꼽을 수 있다. 작가가 쓰는 나무는 오랜 시간을 견뎌온 나무를 베서 사용하는 것이 아닌, 바람에 버티지 못하여 쓰러져 있거나 물에 떠밀려 내려온 나무들이다. 이러한 소재를 어루만지고 깊은 교감을 통해 세월을 감안해가며, 정형화된 틀의 기(器)에서 한참 떨어진 그것에게 가장 어울리는 모습으로 숨쉬게 해주는 작업을 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에서는 유독 오크나무(참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를 통틀어 이르는 말.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굴참나무 등) 가 많이 보이는데 이 이유 또한, 유럽인들이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나무로 그로 인해 많은 양이 내버려 지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대학에서 예술을 공부한 적이 없고, 예술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독학으로 선반작업을 시작하였다. 지난 30년 가까이 나무의 건조 방식과 그것이 형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해 왔다. 나무에는 수세기 동안 작용한 어떠한 힘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으며, 홀로, 군락으로 혹은 비옥하거나 메마른 토지, 날씨와 같은 외부적인 작용이 결에 남겨져 있고,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를 이해하고 공감하려 노력하며 이들의 기록을 통해 직감적으로 형태를 만들어 낸다.

이번 한국에서의 전시에는 2010년부터 제작된 작업을 비롯하여 올해2018년도에 제작된 신작 13점, 총39여점에 이르는 작품들이 한 데 전시될 예정이다. 2018년도 제작된 작업들은 주로 오크나무이며, 이전에 작업해온 단풍나무와 너도밤나무. 물푸레나무를 살펴 볼 수 있다.
그 중 주로 사용되는 나무는 세 종류 인데, 오크나무는 단단한 성질을 지닌 목재로 철가루와 식초처리를 거쳐 정교한 질감과 깊이 있는 웅장함을 자아낸다면 너도밤나무의 경우는 나무 고유의 본질을 잘 살려 부드러운 감촉을 자아낸다. 마지막으로 단풍나무의 경우는 다른 목재에 비해 얇아 빛이 투과되는 화사함을 지니고 있으며, 깨끗한 나무를 찾기가 힘들고 과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작업의 수량이 한정적이다.

에른스트 갬펄은 독일을 기반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세이 미야케 재단의 21_21 디자인사이트에서 기획한 전시에 참여하였고, 유수의 해외페어를 비롯하여 유럽, 아시아 미주 전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전시에 참여하였다. 작품은 영국 Victoria and Albert 뮤지엄과 독일 소재의 다수의 뮤지엄, 그리고 이세이 미야케 컬렉션에 소장되는 등 유수의 뮤지엄과 훌륭한 컬렉터들에게 소장되어 있으며, 2017년 로에베 크래프트 프라이즈 1등 수상자로서 현존하는 공예의 대가로 자리매김 하였다.

(글, 갤러리LVS 김혜인)




에른스트 갬펄은 목공일을 배우는 동안 우연히 선반에 관심을 돌리게 되었고, 그로부터 그와 나무와의 끈질긴 애정관계는 시작되었다. 예술에 대한 바탕지식은 전혀 없이 독학으로 시작해서인지 갬펄의 선반작업은 전통에 구속받지 않았다. 그는 초기부터 그가 앞으로도 영원히 고민할 예술적 문제에 온 힘을 쏟았다. 오늘날에도 그는 비슷한 모양들을 깎고 또 깎아, 즉흥적으로 항상 새로운 디테일을 창조해내고, 다양한 구조와 윤곽들을 배치하여 여태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롭고 참신한 완전체를 창조한다. 한때 갬펄은 희귀하고 이국적인 나무들을 찾았지만 현재는 유럽나무들인 단풍나무, 너도밤나무, 이탈리안 올리브 나무--주로 오크나무--를 선호하게 되었다. 선반일의 첫 몇년 동안은 건조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갓 잘라낸 나무의 대략 큰 형태만 잡아놓는 밑 작업만 돌려내었지만, 지금은 건조되지 않은 나무만 쓴다. 갬펄의 초기 작품들은 정확도가 높은 기교와 빈틈없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그의 최신 용기들은 미니멀함과 동시에 고대의 형태들과 표면들을 이용하여 나무의 미를 매혹적이게 이끌어낸다.
 
에른스트 갬펄의 조각들은 선반에 단순히 돌려지는 것이 아니라, 그가 그의 재료인 나무에 대해 오랫동안 공들인 끝에 얻어낸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그는 나무들의 건조 방식과 그것이 조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왔다. 그는 그것이 ‘give and take’ 이라고 한다. 그것은 자재와의 대화이고 절대 강요하지 못하는 어떤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의 암시들에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를 도전하게끔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곡선을 이루는 모서리들과 면들, 그리고 돌출된 부분과 움푹 패인 부분들 모두 나무의 본래 기형에서 생겨나온 것이다. 그것은 그가 의도적으로 고치고 제어하는 나뭇가지들이나 불규칙한 성장 형성, 틈새들, 골절과 똑같은 디자인의 부분적인 디테일이다. 재료의 결, 색과 선이 내재된 표현의 힘, 그것의 강약도, 압축된 무게감 혹은 종잇장같은 반투명함은 그의 표면처리--연마와 왁스칠, 홈을 닦아내고, 병렬된 줄을 금은세공으로 조각, 매끈하고 윤기나는 것과 표면이 거칠고 흉터가 진 표면들과의 대조 등에서 강조된다.
 
조각가들의 조각을 이루는 것은 그들의 기교와 재료뿐만이 아니라 나무와 그 성장에 수 세기동안 작용했던 어떠한 힘들이다. 홀로, 혹은 숲에서 자라든, 비옥한 혹은 메마른 토지에서 자라든, 바람과 날씨와 같은 외부적인 요인들이 나뭇결의 기억 속에 남겨져 있고, 용기에게 그의 최후의 형태를 선사한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갬펄은 몇 세기 된 나무를 베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바람에 버티지 못하거나 이미 쓰러져있는 나무만을 사용한다. 각 용기의 밑부분에서는 선반의 흔적과 작품 번호, 제작년도, 그리고 나무의 나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건축가 루이스 칸의 말을 빌려 닫고자 한다. “나무에게 뭐가 되고싶은지 물어보라.” 에른스트 갬펄은 나무가 되고자 하는 것으로 바꿀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 그리고 그것은 경탄할만 하다.
The basis of Ernst Gamperl's work begins with creation of a work that represents the life of a tree. He does not cut living trees, but uses trees that lost life, such as trees that fell in a typhoon or floated in water. He wants to give a new life to a tree that has lost its life and use. Ernst Gamperl allows these dead trees to be reborn into various forms of artpiece while retaining the years they have endured. This is the beginning of his 'Tree of Life' series.
 
His main material is Oak Tree, which is a common tree in Europe. The dark color is from Oak Tree, and the bright yellow color is from Maple Tree. He has been studying the tree for 30 years with his own process. He has been studying deeply for a long time how trees should be dried, what environment affects them, and how to shape them. He fully understands what trees have recorded in nature for centuries. It is to present a shape that best suits and fits the tree by continuing a deep endless conversation with a tree that has external effects such as weather and natural disasters.
 
His work has a free and natural form, breaking away from the traditional and uniform form since he did not choose a professional art education.
He always devotes all his energy to tree going through an artistic process.
He has always created new details without a plan, and the details are gathered to become a piece that has always earned different lives.
He once searched for rare trees, but now he chose familiar materials such as oak and ash tree.
 
At first, he used dried trees, but now he goes to see the trees and selects them, cuts and dries them by himself, for a deeper conversation with the trees.
His early works had high craftsmanship and perfect design, however his recent works are a minimal, ancient form, maintaining their unique surface, they are both artworks and at the same time expressing the tree itself as nature.
 
As with this process, Ernst Gamperl's works are not simply made, but are sensitive and delicate works created after he respects wood as a material and talks for a long time.
 
He describes this as 'Give and Take'. Through dialogue with materials, he creates a new life that trees pursue as a work of art.
This “realization” becomes the driving force behind his continued challenge.
 
The curves, corners, faces, bend and curve of his work are all natural characteristics of trees, and they have these over the years.
He intentionally leaves all of those parts and does not artificially repair and control them. Thus, his works contain all the life of trees, such as irregular growth processes, unpredictable natural environments, and occasional events.
All external traces alive in the wood grain are their lives that the wood clearly remembers. He values ​​this life most importantly.
 
As architect Louis Kahn did, Ernst Gamperl also asks.
'Ask the tree what you want to be.'
He fully understands what trees want to be, and this communication is admirable.
 
Ernst Gamperl is the first winner of LOEWE CRAFT PRIZE by LOEWE FOUNDATION.
His works are in the collection of V&A (UK), Issey Miyake(JAPAN), and Amorepacific Museum of Art(KOREA).